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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강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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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2-30 10:23 조회5,0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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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강해 (7): '주연보다 조연을'  

 <요 1: 35―42>


 <조연이 많은 사회를 향하여>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주연보다 조연이 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1등보다 2등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스승보다 나은 제자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형보다 나은 아우들이 많이 있어야 합니다.  훌륭한 지도자들이 아무리 많다고 할지라도 다 주연이 되려하고, 다 1등이 되려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1등 되어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 대업을 이룩하신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주인공이 되셔서 마음껏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선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 분위기 마련의 1등 공신이 바로 세례 요한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께서 활동하시기 전 이미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행 18: 25과 막 2: 18, 그리고 눅 11: 1 등에 보면 예수님께서 활동하셨던 때부터 이미 세례 요한을 따르는 제자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자기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넘겨주고 자기는 조연으로 머무르는 길을 택하였습니다.  예수님이 1등이 되시게 하고 자기는 2등으로 만족했습니다.  예수님이 흥하도록 자기는 망하는 길을 택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세례 요한의 겸양과 길 닦는 작업, 즉 정지(整地) 작업이 예수님께서 메시아 사역을 무리 없이 수행하실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여건이 되었습니다.

 <세례 요한의 두 제자가 예수님의 뒤를 쫓다>
 세례 요한의 조연 정신, 혹은 2등 정신은 자기 수하에 있던 두 제자들을 예수님께 넘겨주는 본문 말씀에 잘 나타납니다.  사실, 자기가 먼저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상당한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가 이것을 포기한다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만일 세례 요한이 어떤 경쟁심을 가졌더라면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넘겨주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제자들 중에 누구라도 자기 영향권으로부터 멀어질까, 이탈할까 전전긍긍했을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이렇게 좁은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서 메시아 대업을 이룩하실 분으로 알아차린 뒤 자기의 제자들을 기꺼이 예수님 뒤를 쫓도록 유도했습니다.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같은 학자는 예수님도 원래는 세례 요한의 제자였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례 요한이야 말로 제자가 스승보다 나을 때 기꺼이 그 발아래 무릎을 꿇고자 한 사람입니다.  제자가 주인공이 되고 스승인 자기는 조연으로 물러나길 자청한 사람입니다. 

 요한복음은 세례 요한의 두 제자가 예수님의 뒤를 따른 사건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까지 밝히고 있습니다.  본문 39절을 보십시오.  두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된 시점이 '제 십시' 쯤 되었다고 했습니다.  제 십시는 로마 시간으로 오전 10시이며, 유대 시간으로는 오후 4시였습니다.  이렇게 요한복음을 기록한 저자는 두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된 시간까지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이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성경학자들 중 일부는 두 사람 중에 하나는 요한복음을 기록한 사도 요한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이 날 제자가 된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의 이름은 분명히 나타납니다.  베드로의 동생이었던 안드레였습니다.  "안드레와 요한복음을 기록한 사도 요한이 세례 요한의 품을 떠나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초점을 집중해야 할 제자는 안드레입니다.  안드레야말로 예수님의 제자가 된 순간부터 최후를 마치기까지 '조연 정신,' '2등 정신'을 완벽하게 실천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2등, 안드레>
 1.  안드레는 베드로보다 먼저 예수님을 따랐지만 1등이 되려고 하지 않고 2등으로 머물렀습니다.  여러분, 안드레가 누구입니까?  저 유명한 시몬 베드로의 형제입니다.  베드로가 누구입니까?  2천년 교회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사도가 베드로입니다.  로마 교황청에서는 베드로가 지상에서 예수님의 권한을 대신하는 전권대사로서 제 1대 교황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방인을 위한 사도 바울과 함께 초대 교회는 물론이고 교회사 전체를 떠받치는 두 기둥 중에 하나가 베드로입니다.  아마 베드로를 무시하고 초대교회사를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최초로 따른 제자는 베드로가 아닙니다.  본문 40-41절을 보면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가 12제자 중에 가장 먼저 예수님의 뒤를 쫓은 제자였습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는 안드레를 흔히 'Protokletos,' '최초로 부르심을 받은 제자'(the First-called)로 불렀습니다.  여러분, 12제자 중에 가장 먼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 이것은 굉장한 특권이요, 영광입니다.  아마 안드레가 주연 정신 혹은 1등 정신으로 충만했던 사람이었다면 자기가 최초의 예수님 제자된 것을 자주 내세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과 적지 않은 갈등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안드레가 다른 제자들과 충돌했다는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이것은 그가 주인공으로서 스폿 라이트를 받으려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만족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안드레는 예수님을 따르자마자 자기의 형인 베드로를 전도했습니다.  자기가 전도했던 형 베드로가 주연이 되고 자기는 조연으로 밀려났지만 안드레는 기꺼이 감수했습니다.  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까지 안드레는 '시몬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로 알려져 있습니다.  눈부신 업적을 남긴 베드로의 후광에 가려 자기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늘 형의 이름에 얹혀서 알려져 온 것입니다.  안드레는 나중된 자가 먼저 된다는 주님의 말씀을 인정했던 것입니다.    

 2.  안드레는 전도의 사람입니다.  안드레는 베드로, 빌립과 더불어 밧세다 출신입니다.  나중에 안드레는 형 베드로와 함께 밧세다에서 몇 마일 떨어진 가버나움으로 가서 물고기 잡는 일을 했습니다.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물고기 잡는 일에 동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안드레는 예수님을 안 뒤 가장 먼저 자기형에게 전도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전도하기는 쉬워도 집안 식구를 전도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가귀도가 가장 어렵다고 흔히 말합니다.  아마 서로의 약점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울 것입니다.  안드레는 예수님을 알게 된 기쁨을 가장 먼저 자기의 형인 베드로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안드레는 형인 베드로만 전도한 것이 아닙니다.  요 6: 8-9에 보면 오병이어의 기적이 나옵니다.  이 때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걱정하자 한 소년을 예수님께 데려온 제자가 있습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를 가지고 있었던 어린 소년 하나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사람은 바로 안드레였던 것입니다.  아마 틀림없이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 뒤 이 소년 역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요 12: 22에 보면 예수님께 무엇인가 여쭙기를 원하는 헬라인 몇 사람을 예수님께 인도한 사람이 나옵니다.  이들 헬라 사람들은 먼저 예수님의 제자 빌립에게 찾아가 예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빌립은 이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드레에게 찾아갔습니다.  이 때 안드레는 주저하지 않고 이들을 예수님 앞으로 인도했습니다.  이것은 안드레가 제자들 중에서도 이미 전도에 관한 한 가장 열심 있고 전문가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빌립이 많은 제자들 가운데 유독 안드레에게 이들을 데려가 물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이와 같이 안드레에 대한 기록은 항상 누군가를 예수님 앞으로 인도하는 장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안드레는 전도 정신으로 충만했던 사람입니다.  전도와 선교의 모범이 안드레인 것입니다.          

 3.  안드레는 조연 정신, 혹은 2등 정신을 사모하는 모든 겸손한 사람들의 수호 천사(patron saint)가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특히 세 나라가 안드레의 정신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제일 먼저 교회사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유세비우스(Eusebius, 266-340)에 따르면 안드레는 스키타이(Scythia, 옛날 흑해 카스피 해 북방, 즉 오늘의 남부 러시아 지역에 있던 나라)로 가서 돌에 맞았고 결국 십자가 처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구 소련에 공산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안드레는 러시아의 수호천사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그리스, 즉 희랍이 안드레를 매우 사랑하는 나라라고 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학자들은 안드레가 희랍 지역에서 순교했을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중에 Χ자 모양의 십자가가 있는데 이것은 안드레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안드레가 꼭 이런 형태의 십자가 위에 달려서 순교 당한 뒤 생겨난 십자가 상징이라는 것이지요. 

 세 번째로, 스코틀랜드가 오늘날 안드레를 매우 사랑하고 있습니다.  5세기 경 성자 레굴루스(Regulus)는 안드레의 유물들을 모아 가지고 스코틀랜드로 가지고 와 묻었는데 이 장소의 이름이 성 안드레 성지(St. Andrew's)라는 곳입니다.  이 성 안드레 성지는 골프가 생겨난 시발지로 유명한데 바로 이곳에 안드레의 유품을 묻었다는 것입니다.  오늘까지 안드레는 역시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수호성인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맺는 말: 오늘 우리 사회에는 세례 요한과 안드레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1등이 아닌 2등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는 세례 요한과 안드레에게 이런 정신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드레에게서 뜨거운 전도 정신, 선교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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