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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강해(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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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2-30 10:58 조회4,3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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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복음 강해 (27): '안식일에도 일하시는 하나님'  

     <요 5: 10―18>


 <정통 유대인의 생명줄인 '안식일'>

 

 예수님께서 베데스다 연못가에서 38년 된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행각에서 자리를 깔고 하릴없이 누워있기만 했던 병자가 예수님을 만나 병고침을 받았습니다.  자리를 둘둘 말아서 들고 걸어다녔습니다.  문제는 병자가 고침 받은 날이 안식일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병이 나아서 자리를 들고 가는 병자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10절에 보면 "안식일인데 네가 자리를 들고 가는 것이 옳지 아니하리라" 하면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도대체 안식일에 병이 나아서 자리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이 왜 문제가 되었을까요?  정통 유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율법 중에 하나가 바로 안식일에 대한 규정이었습니다.  십계명 중에 제 4계명이 안식일에 대한 것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10가지 계명 중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모범을 보여주신 유일한 계명이 바로 안식일에 대한 계명입니다.  창 2: 2-3을 보면,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우주만물을 하나하나 지으시고 제 7일 안식일에 편안히 쉬셨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안식일에 쉬셨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지키는 것에 엄청난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에 일을 하는 것을 무조건 큰 죄로 여겼습니다. 

 출 31: 14-15에 보면, 안식일을 더럽히거나 안식일에 일을 하는 자는 사형까지 당할 수 있었습니다.  민 15: 32-36에 보면, 안식일에 나무를 하던 어떤 사람이 모세와 아론과 회중 앞에서 심판을 받고 실제로 돌로 쳐죽임을 당한 일조차 있었습니다.  또한 나중에 가서 외경인 마카비서 상 2: 29-41에 보면, 유대인들은 전쟁이 벌어지는 한 가운데에서도 안식일만 되면 전투를 하지 않고 쉬었습니다.  적군이 쳐들어와 아군이 죽어 넘어지는 일이 있어도 안식일에는 아무 무기도 들지 않고 쉬었다는 사실입니다. 

 유대교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유대 민족이 나라 없이 2천년 동안을 'diaspora'로서 전 세계를 떠돌아 나녔는데 어떻게 계속해서 유대인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주목합니다.  학자들은 유대인이 안식일을 지켜 온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유대인을 지켜 왔다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안식일 준수가 유대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오는 데 제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사실이지요. 

 안식일이 이렇게 중요했기 때문에 사람은 물론이고 집안에 찾아 온 손님, 종들, 심지어 가축까지도 일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안식일에 일한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이냐에 대한 세부 규정만도 39가지나 됩니다. 그래서 안식일에 바느질하는 것조차도 금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브로치 다는 것을 엄금했습니다.  심지어 정통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의치나 의족, 혹은 의수를 낄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심각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한마디로 유대인들에게 안식일 준수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생존권의 문제였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격한 규정들을 가했던 것입니다. 

 

<38년 된 병자는 안식일 규정을 어겼는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38년 된 병자가 병고침을 받은 뒤 자리를 걷어들고 이 거리 저 거리 쏘다닌 것은 적어도 정통 유대인들이 볼 때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렘 17: 21-2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스스로 삼가서 안식일에 짐을 지고 예루살렘 문으로 들어오지 말며 안식일에 너희 집에서 짐을 내지 말며 아무 일이든지 하지 말아서 내가 너희 열조에게 명함같이 안식일을 거룩히 할지어다."  또한 느 13: 15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그 때에 내가 본즉 유다에서 어떤 사람이 안식일에 술틀을 밟고 곡식단을 나귀에 실어 운반하며 포도주와 포도와 무화과와 여러 가지 짐을 지고 안식일에 예루살렘에 들어와서 식물을 팔기로 그 날에 내가 경계하였고."  안식일에 장사를 하거나 무엇을 들고 다니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안식일이 이처럼 중요한 계명이었다면 고침을 받은 병자가 자리를 들고 거리를 왔다갔다하는 것은 유대인들이 볼 때에는 당연히 시비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을 붙들어 세우고서는 안식일에 왜 자리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냐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11절에 보면 이 때 병자는 예수님 핑계를 댑니다.  "나를 낫게 한 그가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더라."  예수님께서 자기보고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해서 그렇게 한다는 대답입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히 이렇게 명령하셨다는 사실로 볼 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은혜를 받고서도 혹시 예수님께 책임을 전가해서 자기는 빠져 나오려고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2-3절을 보면 이 사람은 자기의 병을 고쳐 주신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람을 배신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에도 일하신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도 안식일에 일하실 수 있다.>
 

 안식일 논쟁이 참으로 심각하고 복잡한 것을 예수님께서 너무도 잘 아셨기 때문에 13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현장을 피하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잠시 동안 몸을 숨기시면서 안식일 시비를 거는 유대인들에게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를 궁리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14-5절에 보면 베데스다 연못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수님은 38년 된 병자를 만나셨습니다.  이제 병이 나았으니 더 심한 병이 생기지 않도록 더 이상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십니다.  이제 병자는 비로소 자기의 병을 고쳐주신 분이 예수님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보는 앞에서 예수님이 그 분이라고 알렸습니다. 

 유대인들이 시비의 초점을 병자로부터 예수님께로 옮기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6절을 보세요.  안식일에 왜 이런 일을 하느냐 하면서 예수님을 궁지에 몰아 넣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이 천하명답입니다.  17절에 보면,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은 계속해서 일하십니다.  물론, 우주 만물을 창조하실 때 제 7일 안식일에는 쉬셨다는 기록이 나오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창조시에만 그렇게 하셨을 뿐, 그 이후에 하나님은 1분 1초도 쉬지 않으시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일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굴러갑니까.  하나님께서 일하시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단 1초라도 쉬시는 날에는 온 우주의 모든 일들이 올스톱이 되어서 엄청난 혼란이 찾아 올 것입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 교부 필로(Phil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일하시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신다.  불의 속성이 계속해서 타오르는 것이며 눈의 속성이 계속해서 서늘해지는 것이듯이 하나님의 속성은 일하시는데 있다."  안식일에도 태양은 밝게 빛나고 강물은 흘러가고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연신 돌아갑니다.  안식일에도 수많은 어린 생명들이 태어나고 또 수많은 목숨들이 떠납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에도 일하시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요. 

 아버지 하나님께서 안식일에도 일하시듯이 하나님의 아들 되신 예수님께서 일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부자유친(父子有親)이요 부자일체(父子一體)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예수님께서 당신을 하나님 아버지와 하나로 생각할 때 정통 유대인들이 분격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18절을 보십시오.  "유대인들이 이를 인하여 더욱 예수를 죽이고자 하니 이는 안식일만 범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친아버지라 하여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  유대인들은 두 가지 사실 때문에 예수님을 더욱 죽이고자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생명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안식일을 예수님께서 어기셨다는 사실 때문이며, 둘째는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하나님 아버지와 동격으로 놓았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결어>
 

 정통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했던 두 가지 사실에 대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변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을 결단코 범한 일이 없으십니다.  안식일에도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활동하시지 않으신다면 우주는 엄청난 대혼란, 즉 CHAOS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혹시 인간이 안식일에 쉴 수는 있어도 하나님께서는 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에 일하시니 하나님의 아들 되신 예수님께서 일하시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고 극히 당연합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예수님의 친아버지이십니다.  이것을 부인하고서는 진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이 명제를 해석하던 간에 이것에 대한 고백이야말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갈라놓습니다.  유대인들은 '신성모독죄'라고 해서 예수님을 증오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역을 행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식일 논쟁에 대한 해법이 나옵니다.  안식일이라는 율법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보다 클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친 아드님이시기 때문에 안식일 계명이 예수님보다도 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은 하나님과 예수님 밑에 예속되는 것이며, 하나님과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일하신다고 해서 누구도 안식일의 참주인 되신 두 분을 탓할 수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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