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오직 지금 이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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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0 21:14 조회2,3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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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신비하다. 과거는 이미 흘러갔기에 없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없다. 있는 것은 현재뿐인데 틈새가 없기에 순식간에 과거로 빠져든다.

만일 현재가 연장(延長)을 가져서 과거로 가지 않고 현재에만 머무른다면 영원이 되리라. 시간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길이가 없이 순식간에 과거로 함몰될 현재를 지나 결국 과거로 사라진다.

시간은 있으면서도 없다. '없음'으로만 흘러 지나감으로써 '있다'고 말할 수 있기에 기괴하다.



 어거스틴은 시간의 내면적 측정을 들고 나온다. 시간은 언제나 현재라는 시점 아래 내 영혼 안에서만 파악될 수 있다.

미래나 과거는 다 비존재요 무성(無性)에 빠져 있다면 오직 존재와 유성(有性)은 내 의식 앞에 현전(現前)해 있는 현재에만 있기 때문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없기에 측정할 수 없지만 미래에 대한 현재 우리 의식의 기대는 측정할 수 있다. 흘러간 과거 역시 없기에 잴 수 없지만 과거가 우리 기억 속에 남겨둔 인상만큼은 잴 수 있다.

현재도 틈새가 없기에 측량할 수 없지만 우리의 목전에 있는 현실을 직관함으로써 측량할 수 있다. 기대를 통한 '미래 일의 현재', 직관을 통한 '현재 일의 현재', 기억을 통한 '과거 일의 현재'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손에 쥔 유일한 시간은 현재이다. 과거에 대해서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다. 우리가 수정할 수 없다. 미래에 대해서 염려하는 일도 부질없다. 우리의 능력 밖에 있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인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평생을 어떻게 살까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만 오늘 하루를 보면 견딜 만하다.

지금 이 순간은 견딜 수 있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내일이다. 그래서 주님은 일용할 양식을 청하도록 가르치셨고 그 날의 걱정만으로도 족하다고 말씀하셨다.



 테레사 수녀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얼마나 활동을 많이 했느냐가 아니고 모든 행위 안에 매 순간 우리가 쏟아붓는 사랑의 밀도이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자.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 정직하자. 화내지 말자. 쓰레기 하나 줍는 것까지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자. 점이 이어져 선이 되듯이 현재 직면하는 수많은 분초가 모아져서 내 일생이 된다.

순간순간의 사랑과 충실과 정직과 온유와 봉사가 모아질 때 우리의 인생은 빛나리라.



 "제 삶은 잠시 스쳐 가는 섬광입니다. 지나가는 한순간입니다. 제게서 빠져나가는 한순간이며 왔다가는 떠나갑니다.

저의 하나님, 이 땅에서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제가 갖고 있는 시간은 오로지 오늘뿐임을 당신은 잘 알고 계십니다."(리지외의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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