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다리와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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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0 21:39 조회2,4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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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놓는 사람이 있다. 인종간에 국가간에 남녀간에 노소간에 빈부간에 식자와 무식자간에 다리 놓는 이들이 있다. 쌍방간에 오갈 수 있고 화목하게 만든다. 다리 하나로 절벽과 절벽이 이어진다.

육지에서 섬으로 단박에 갈 수 있다. 다리 놓는 사람은 서로가 교통하고 하나되게 만든다. 예수님은 하늘과 땅,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다리를 놓아주셨다. 칠월칠석날 만들어진다는 오작교(烏鵲橋)와 같이

친히 다리가 되어 하나님께 나아갈 길을 열어주셨다.



 벽을 쌓는 사람이 있다. 자기 것만 지키려는 욕심 때문에 담벼락을 쌓는다. 남이 넘보지 못하도록 장벽을 높이 친다. 베를린 장벽이 있었고 팔레스타인의 가자 장벽이 있다. 남북을 가로막은 휴전선이 있다.

오늘 보이지 않는 장벽이 너무 많다. 국가 인종 남녀 노소 종교 교파 이념 빈부 계층 사이의 장벽들이 즐비하다. 다 자기만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배타성과 이기심 때문이다.



 우리 시대 가장 우려할 만한 장벽은 이념과 빈부의 장벽이다. 총선에서 야당은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지난 10년간 너무 좌익으로 치우친 것에 대한 우익의 반발작용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 야당과 여당간 장벽이 날로 높아지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 부유층과 빈곤층 지역간 장벽도 걱정이다. 예컨대 강남을 지나 분당 수지 용인 등으로 뻗어가는 신도시 부자 지역과 아직

1960, 70년대식 상태로 낙후된 도시간 계층간 장벽도 큰 문제다. 교육과 문화 레저 환경 등 온갖 특권을 누리는 지역에 대해 빈곤과 공해로 찌든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적지 않다.

국토의 균형잡힌 개발은 구호로만 그쳐선 안된다.



  십자가 전쟁과 십자군 전쟁이 있다. 전자는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몸소 겪은 전쟁이었다. 다리 놓는 전쟁이었다. 섬김과 희생으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간격을

이어주는 다리였다. 후자는 예수의 이름으로 남을 죽이고 지배하고 군림하려는 전쟁이었다. 종교간에 불구대천의 장벽이 생겼다. 십자가는 친구를 만드는 다리다. 십자군은 원수를 낳는 장벽이다.

건물과 교인 수와 예산이 대단한 교회들은 자고(自高)해선 안된다. 그 역량을 섬기는 데 써야 한다. 외적인 힘만으로는 절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겸손과 사랑으로 희생해야 한다.

작은 교회는 무턱대고 큰 교회를 질시만 해서는 안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주의 몸된 지체로서 함께 살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회간 장벽이 유달리 심한 오늘 우리는 다리인가? 장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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