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겨자씨와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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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1 13:54 조회2,3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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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는 천국이 겨자씨 한 알이나 누룩과 같다고 말씀하셨다(마 13:31∼33). 사람들은 '천국'이라면 엄청나게 크고 화려하며 강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대 로마나 현대 미국과 같이 군사, 경제, 문화 등에 최고의 힘을 갖춘 제국을 연상한다. 그런데 천국이 하찮은 겨자씨나 누룩과 같다니! 청중은 당황했을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겨자씨는 가장 작은 것을 일컫는 관용어다. 우리나라의 '깨알 같다'는 표현이다. 지름이 1∼2㎜ 정도밖에 안 되니 1g이 되기 위해서도 수백 개가 모여야 한다. 육안으로 식별하기 쉽지 않아

눈 나쁜 이는 돋보기라도 써야 한다. 이토록 작은 겨자씨가 밭에 심겨지자 놀랍게 성장한다. 큰 가지를 뻗고 그늘을 만들어 공중의 새들을 불러 모은다. 약한 식물이지만 강한 동물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결과는 창대하다.



 천국이 누룩과 같다고 했을 때 청중은 더더욱 경악했다. 예수님 시대에는 암적 존재를 지칭할 때 누룩이라는 표현을 썼다. 위선과 악행의 침투와 확산을 상징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경고하셨다(막 8: 15). 밀가루 반죽 사이로 스며든 누룩은 밤새 발효작용을 계속해서 아침이 되면 크게 팽창한다. 누룩의 비유는 천국이 암세포와 같이 처음에는 미약하지만 이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온몸에 급속도로 퍼진다는 의미 전달이다. 천국의 시작은 위험하고 불온하나 그 확산은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기독교는 정부로부터 불온한 사교(邪敎)로 위험시돼 박해를 받고 출범하지만 결국 파죽지세로 번져 새 역사를 창조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거창하고 요란스럽게 시작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거대한 자본과 다수의 인력, 고위 권력층의 비호를 받아 매스컴을 타고 화려하게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이처럼 찬란한 출발은 대개 말로가 비참하다. 하나님보다 세상의 힘을 더 믿기 때문이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세상은 비웃었다. 아이가 없던 백발노인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폐인이 되다시피 초야에 묻힌 팔순의 모세가 출애굽의 영웅이 되었다. 양치기 소년 다윗이 이스라엘 최고의 전성기를 이뤘다.

베들레헴 마구간에 태어난 아기 예수가 인류 역사를 BC(주전)와 AD(주후)로 갈랐다. 모두 미미한 겨자씨, 보이지 않는 누룩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산을 옮기기 위해 산처럼 큰 믿음이 필요하지 않다. 겨자씨 같이 작은 믿음이면 족하다(마 17: 20). 그대, 하나님의 나라를 시작하려는가? 작게 소리 없이 보이지 않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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