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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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1 13:56 조회2,3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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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인의 늑대잡이는 특이하다. 사냥꾼이 시퍼런 칼날에 붉은 피를 묻혀 꽁꽁 얼게 한다. 늑대가 서식하는 곳으로 가서 칼날은 밖으로 나오게 한 채 땅바닥에 파묻는다.

이내 피냄새를 맡은 늑대들이 몰려와 칼날을 핥기 시작한다. 먹잇감을 구하지 못해 허기진 늑대는 피 묻은 칼날을 점점 더 세게 핥게 된다.

알래스카의 툰드라 기후는 얼마나 혹독한지 늑대는 자기가 핥고 있는 것이 예리한 칼날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혓바닥조차 얼어붙어 감각이 없다.

미친 듯이 칼날을 핥고 또 핥던 늑대는 자기가 흘린 피를 빨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마침내 늑대는 자기 피를 먹다가 탈진 상태에 빠져 죽고 만다.

칼날에 묻은 약간의 피를 탐내다가 스스로의 목숨을 삼키고 마는 것이다.



  존재하는 만물은 그 나름대로 다 선하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어떤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탐심이다. 황금 그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우리의 물욕이 문제다. 음식 그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폭식이 문제다.

포도주 그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폭음이 문제다. 이 세상에 다양한 선으로서 존재하는 대상들 그 자체가 아닌, 언제나 탐욕으로 일그러진 우리의 오도된 사랑이 문제인 것이다.

더 좋은 선을 버리고 덜 좋은 선을 향해 굴러 떨어지는 사랑의 혼선과 도착이 잘못이다. 오늘 우리의 영혼은 사랑의 방향을 바로잡아 더 선하고 아름다운 대상을 향해 상승운동을 하지 못하고,

덜 선하고 추한 대상을 쫒아 하강운동을 하다가 알래스카의 늑대처럼 탐욕을 빨며 서서히 죽어갈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때 행복하다.

그러나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다. 불을 갖고 싶어 안달인 아기가 수중에 불을 넣을 때 도리어 불행하다.

부와 명예와 인기와 권력을 일거에 보장해줄 수 있는 지위에 올랐다고 해도 그 자리가 자신의 인품이나 성격, 능력에 걸맞지 않을 때 불행하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갖고 싶은 대상들은 쉽게 잡히지 않는다. 그 대상들의 오고 감을 맘대로 통제할 수도 없다.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피눈물 나는 고생을 해서 막상 얻었다고

할지라도 또 다시 쉽게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다. 부나 명예나 인기나 권세나 연인이나 그 어떠한 대상들도 얻지 못할 실패의 염려와 얻은 후 상실의 두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붙들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짜 행복해지려면 어떤 운이나 우연에 의해 왔다 갔다 하는 무상한 대상, 즉 좌절과 상실의 두려움을 주는 대상이 아닌 영원히 지속적인 대상을 붙잡아야 한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영원히 지속적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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