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저절로 자라는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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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1 13:58 조회2,6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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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막 4:26∼29)



  아주 하찮은 비유인데 농부의 처신이 놀랄 만치 무심하고 무지하고 무능하고 나태해 보인다. 그냥 땅에 씨앗을 뿌려놓은 채 싹과 이삭과 곡식으로 자라나는 동안에도 그저 밤낮으로 자고 일어나는 일만

반복한다. 이러한 파종자의 무심, 무지, 무능, 나태는 씨앗의 활발한 발육 작용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룬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모두 땅이 알아서 자동으로 열매를 낸다는 것이다.

'농부의 수동성과 무능성', '땅의 능동성과 유능성'이 극명히 대비된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노력과 공로와 성취와 상관없이 신비하고 은밀하게 확산된다는 메시지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에 의해 시작되고 하나님에 의해 완성되는 나라이다.

우리는 씨앗만 열심히 뿌리면 된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된 파종기와 그 완성과 심판이 실현될 추수기 사이의 '중간기(Between times)'를 산다. 이때 요청되는 덕목은 인내와 끈기와 희망이다.



 땅에 심긴 씨앗이 어떤 방법으로 열매를 만들어가는지 알 수 없지만 농부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땅이 절로 알아서 열매를 맺는다. 하나님의 나라도 어떤 방법으로 실현되는지

알 수 없지만 하나님에 의해 아주 신비한 방법으로 성장하고 또 성장해서 결국 완벽하게 실현될 나라이므로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잘 참고 기다려야 한다. 인간이 하나님을 앞지르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온전히 신뢰하고 그분께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마르틴 루터의 말이다. "내가 비텐베르크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있는 동안에도 복음은 제 갈길을 가고 있다." 개혁을 일으키기 위해 전국을 돌며 울부짖을 필요가 없다.

이미 개혁의 씨앗이 땅에 뿌려졌기에 하나님께서 절로 알아서 기어코 자라나게 하신다는 확신이 있었으므로 그 바쁜 와중에도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에는 헌신자와 봉사자가 너무 적어서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과 시간표보다 자기의 뜻과 시간표를 앞세운, 지나치게 성급한 열성주의자들로 인해 더 골머리를 앓는다.

하나님은 없이 계시며 우리의 도움 없이 일하신다. 그대 하나님 나라의 씨앗을 심었는가? 그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자라나 낫을 들고 알곡을 거둘 때가 멀지 않으리. 일희일비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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