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목자가 보내온 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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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1 14:28 조회2,2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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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베들레헴 근교에서 양떼를 치던 목자들 중 하나입니다. 저희가 받았던 놀라운 초청 소식을 전합니다.


 천사가 메시아의 탄생 소식을 알려주었을 때 저희는 다 화들짝 놀랐지요. 하필이면 우리와 같은 천민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지요.

혹 여러분은 목자라고 하면 굉장히 근사하고 낭만적인 연상을 하실지 모르나 실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고대 근동 지방에서 가장 비루한 집단의 대명사였지요.

목자는 짐승들과 함께 지내지 않습니까? 그러니 옷은 늘 땀과 짐승 냄새로 진동했지요. 한 번도 멋진 신사복을 입지 못했고 때 묻은 막옷만 걸쳤지요.



 저희의 가장 큰 고충은 짐승들과만 뒹굴다보니 그 까다로운 율법들을 제대로 준수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음식을 가려 먹는 일이나 손발을 깨끗이 씻는 규례를 거의 지킬 수가 없었지요.

안식일을 밥 먹듯이 어겼고 성전이나 회당에 가서 예배 한 번 제대로 드릴 수 없었지요. 게다가 우리는 사기꾼으로 낙인이 찍혔답니다.

주인의 감독을 받지 않다보니 양을 몰래 훔쳐 남의 땅에 방목시키는 일도 자주 했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하도 속여 먹다 보니 우리는 양이나 양털, 우유를 사고파는 행위까지 금지당했답니다.

아예 유대 법정에서는 우리 목자들을 증인으로 세우지 않는 조치까지 취했습니다. 한마디로 정통 유대교인들은 우리를 세리나 창기처럼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일찌감치 인생을 포기하고 술과 노름과 음담패설에 찌들어 살았지요.



그런 저희에게 모세에게나 나타날 법한 주님의 영광이 두루 비취고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경천동지할 대사건이었지요!

마침내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마리아와 요셉을 찾아냈고 구유 속에 누운 아기에게서 두 가지를 읽었습니다. 먼저 그분은 자기의 양들을 위해 목숨을 버릴 '선한 목자'이셨습니다(요 10:11).

그러니 목자가 또 다른 목자를 본 셈이지요. 또 하나, 우리는 아침저녁으로 성전에 제물로 공급했던 희생양들을 치던 목자들이었는데 이 아기에게서 온 인류의 죄를 지고 갈 '하나님의 어린 양'(요 1:29)을

보았답니다. 우리가 키운 양들은 아무리 흠 없이 길러도 죄를 다 씻지 못했는데 이 어린 양 예수는 단 한 번에 희생 제물이 되심으로써 온 인류의 죄를 영원히 씻어주실 구세주임을 알아차렸던 것이지요.



  오늘 이 기쁜 소식을 여러분에게도 전합니다. 왕족이나 귀족, 부자, 종교 지도자가 아닌 저희와 같은 천민들이 받았던 단 한 번의 감격적인 초대, 예수 탄생의 현장에 여러분도 초청합니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눅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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