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시인과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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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1 14:44 조회2,2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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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은 남성 안에 여성성이 있고 여성 안에 남성성이 있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 하면 용맹무쌍한 무인을 연상한다. 하지만 그는 감수성이 예민한 문인이었다. 전투가 없는 날은 배 한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자주 고뇌했다. 부서지는 달빛에도 마음에 상처를 입는 시인이었다.

다윗 역시 시인이면서 전사였다. 사울을 위로하기 위해 감미로운 수금을 타던 손이 물매나 칼을 잡을 때 누구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음악가요 시인이요 무용가로서 부드럽고 감성적이었다.

한 인격 안에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늘 조용하고 소극적인 이가 있다. 언제나 난폭하고 과격하고 투쟁적인 이가 있다. 회의를 하든, 무슨 일을 하든 양 극단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인격 안에 약함과 강함을 두루 갖출 수는 없을까.

부드럽게 노래하는 목소리로 포효하는 웅변가, 절창을 뽑아내는 시인이면서 임전무퇴의 용사. 그런 양성성의 인간이 절실하다.

                                                                                                                                                                                                                                                                              김흥규 목사<내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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