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촌총화

무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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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1 14:44 조회2,4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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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형님은 2남4녀의 맏이다. 내게 아버지 같은 장형은 왜소하고 허약하나 가족 걱정은 제일 많이 하신다.


 '무녀리'의 개념을 안 뒤 형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무녀리는 본디 '문(門)열이'로서 문을 처음 연 이라는 뜻이다.

짐승의 한 태에 있는 여러 새끼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나온 첫것이다.



돼지가 열 마리쯤 새끼를 낳으면 첫놈이 가장 못나고 비실비실하다. 태문을 처음 열고 나오느라 용도 쓰고 머리도 부딪히고 하다 보니 온전치 못하다.

무녀리는 대개 제값을 못 받고 판다.



무녀리를 값이나 따지는 이기심이 아닌 맑은 눈으로 보면 참 아름답다. 무녀리로 인해 다른 동기들이 쉽게 태문을 열고 나올 수 있다.

많은 새끼들이 엄마 젖을 먹으려고 아귀다툼을 할 때 무녀리는 늘 뒤로 처져 양보한다. 무녀리의 희생과 겸양을 배우자.

                                                                                                                                                                                        김흥규<내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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