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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강해(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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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2-30 09:59 조회5,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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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강해 (14)  

혀를 길들이라
<야고보서 3: 2―12>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철학, 심리학, 사회학, 윤리학, 등등의 제학문은 물론이고 종교들도 인간의 언어 사용에 주목해 왔던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야고보서 기자는 인간의 언어 사용을 매우 비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혀를 제대로 길들여서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1. 말에 실수가 없으면 온전한 사람이 될 수가 있습니다.
2절을 보세요.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의인이 되는 길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야고보는 일단 말에 실수가 없으면 온전한 의인의 반열에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8절을 보세요.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But no one can tame the tongue--a restless evil, full of deadly poison." 혀를 자유롭게 통제한다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2절과 8절을 종합해 보면 인간이 의인이 될 수 있는 길은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서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만 합니다.

2. 혀를 자유롭게 길들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야고보는 혀를 자유자재로 길들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몇 가지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3절에서 '말'(horse)과 '재갈'(bits)의 이미지를 말합니다. 고대 희랍 시대에는 전차를 끄는 여러 필의 말들에게 재갈을 물려 전사가 큰 전차를 자유롭게 움직이곤 했습니다. 이것은 재갈과 같이 작은 것이 말은 물론이고 말이 모는 거대한 전차까지도 손쉽게 제어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4절에 보면 작은 '키'(rudder) 하나가 크고 광풍에 밀려가는 '배'(ships)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재갈이 말을 순하게 만들 듯이 지극히 작은 키 하나가 엄청나게 큰배까지도 쉽게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야고보가 '말'과 '배'의 두 이미지를 열거하고 있는 이유는 말과 배가 아주 작은 지체들, 즉 '재갈'과 '키'에 의하여 쉽게 조절된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5절을 보십시오.

"이와 같이 혀도 작은 지체로되 큰 것을 자랑하도다 보라 어떻게 작은 불이 어떻게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 작은 재갈과 키가 말과 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듯이 혀는 세 치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지체이지만 결코 작지 않고 큰 위용을 자랑합니다. 여기서 야고보는 다시 작은 '불'(fire)과 많은 '나무'(forest)의 상반된 이미지를 언급합니다. 마치 작은 불 하나가 온 산천초목을 불바다로 만들어 다 태워 버리듯이 작은 혀 하나가 엄청나게 큰 힘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제 야고보의 혀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견해는 점점 더 농도를 깊이 합니다. 6절을 보세요.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의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야고보는 혀를 산천초목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불'로, '불의의 세계'(a world of iniquity)로, 또한 우리의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the cycle of nature), 즉 인간 생애의 전 과정 구석구석을 불사르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심지어 혀가 우리 인생의 전 과정을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우주적인 파괴력을 가지는데, 이 불바다가 '지옥'(hell, Gehenna)에서 비롯된 것이라고까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혀의 힘――우리 인생의 구석구석까지 전 영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엄청나게 파괴적인 힘――이 순전히 무서운 지옥불로부터 왔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잠언 16: 27과 26: 21의 말씀을 그대로 연상케 합니다. "불량한 자는 악을 꾀하나니 그 입술에는 맹렬한 불같은 것이 있느니라." "숯불 위에 숯을 더하는 것과 타는 불에 나무를 더하는 것같이 다툼을 좋아하는 자는 시비를 일으키느니라."

혀를 얼마나 길들이기 어려운가는 이제 7―8절에 더욱 극명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며 벌레와 해물은 다 길들므로 사람에게 길들었거니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이 말씀은 먼저 인간이 태초로부터 온갖 자연 만물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지어졌음을 긍정하고 있습니다. 시편 8: 6―8은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 발아래 두셨으니 곧 모든 우양과 들짐승이며 공중의 새와 바다의 어족과 해로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인간은 특히 사나운 짐승들을 길들일 수 특별한 능력을 타고났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자나 곰과 같이 사나운 짐승까지도 자유롭게 길들일 수 있는 인간이 겨우 세 치 밖에 되지 않는 혀는 길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아이러니컬한 일입니까? 이것은 혀가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악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시편 140: 3에서 말씀합니다. "뱀같이 그 혀를 날카롭게 하니 그 입술 아래는 독사의 독이 있나이다."

인간의 혀가 길들일 수 없는 바 악의 근원이며 독이 가득하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이제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3. 사람은 대개 한 입으로 하나님을 찬미하는 동시에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을 저주합니다.
9―12절에 보면 사람들이 한 입으로 두 가지 극단적인 말을 모두 한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약 1: 8에서 '두 마음을 품은 자'(double-mindedness)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인간의 비극적 운명이 '두 입술을 품은 자'(double-tonguedness)로 전락한다는 사실에 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먼저 9절을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혀와 입술을 주신 것은 기본적으로 주 아버지를 찬송하라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한 편으로 입술의 본래 목적대로 하나님을 열심히 찬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찬양했던 그 동일한 입술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또한 저주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대로 지음을 받았다는 말이 중요합니다. 인간 속에 하나님의 모습이 그대로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저주한다는 말은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을 저주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한 입으로 찬양과 저주를 똑같이 발하는 것은 11-12절을 보건대 마치 한 샘이 한 구멍으로 쓴 물과 단물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무화과나무가 감람열매를, 포도나무가 무화과를 맺는 것과 진배없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결론: 맑고 맛좋은 샘이 더럽고 쓴 물을 낼 수 없습니다. 오직 그 구멍에서는 해맑은 단물만 나올 뿐입니다. 무화과나무가 감람열매를 맺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오직 무화과를 맺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포도나무가 무화과를 맺는 것은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습니다. 오직 포도나무는 포도열매를 맺을 뿐인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혀와 입술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면 오직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돌리는 거룩한 입술이 되어야할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신의 모습대로 지으신 인간을 저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간이 말에 실수가 없으면 온전한 의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 3: 2―12을 보건대 말에 실수가 없기란 인간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할 뿐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본문 뒤에 오게 될 약 3: 13―18은 참된 지혜가 하늘로부터 온다고 말씀합니다. 참된 지혜는 인간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입니다. 마찬가지로 말에 실수가 없어서 온전해지는 것도 우리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은혜로 그렇게 될 수 있을 뿐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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