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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강해(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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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2-30 10:31 조회6,7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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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강해 (9): '바꾸시는 예수님'  

<요 2: 1―11>


 <배경 분석>
 본문 말씀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한 후 최초로 행하신 표적(sign), 즉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기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한복음이 다른 공관복음서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이유는 8가지의 표적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공관복음서에 자주 등장하는 비유(parables)가 요한복음에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표적은 항상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의 영광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표적 기사를 통하여 예수님이야말로 약속된 메시아이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려고 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말씀의 배경을 간단히 살펴봅시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갈릴리 가나의 한 혼인 잔칫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가정과 같은 공동체를 아주 소중하게 여기신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갈릴리 가나가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 명확치 않습니다.  가나라는 지명은 오직 요한복음에만 나오는데 학자들은 대개 나사렛에서 서북쪽으로 수 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흥겨운 결혼 잔치가 열렸습니다.  피로연이 배설되었던 거지요.  이 잔치에 예수님과 그 모친 마리아, 그리고 제자들도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2절에 보면 예수님의 형제들도 그 잔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 일행을 초청했던 잔칫집 주인은 예수님의 어머니와 막역한 사이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콥트 복음서(이집트에서 유래한 기독교 분파의 문서)는 신랑의 어머니는 마리아의 여동생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어떤 고대 문서에서는 신랑이 요한이었으며, 요한의 어머니는 마리아의 동생인 살로메(세베대의 아내이며,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로서 흔히 추측함, 막 15: 40; 16: 1 참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간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신랑측 가족들과의 긴밀한 관계 때문에 예수님 일행이 초청을 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한창 흥이 무르익어 갈 때 난처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만 포도주가 다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고대근동 지방에서 포도주는 손님들을 즐겁게 대접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한국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유대인들은 손님을 환대하는 일에 각별한 신경을 쓰기로 유명합니다.  일단 손님들을 청했으면 손님들이 기분 좋고 유쾌하게 잔치를 만끽하도록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주인의 몫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 틀림없이 주인은 당황했을 것입니다.  손님들의 흥을 깨게 해서 혹시나 손님들의 기분을 잡치게 만들지나 않을까 걱정했을 것입니다.  주인은 그래서 예수님의 어머니께 이 난처한 일을 알리고 도움을 구했습니다. 

 이 때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서 해결책을 구하지 않고 예수님께 문제를 알렸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응답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4절에 보면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라고 다소 불손하게 대꾸하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시간 계획표가 자기 자신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에 의해서 정해진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더욱이 십자가와 부활을 통하여 이루어질 영광 받으심의 시간(the time of glorification)은 당신의 인간적인 뜻에 따라 마음대로 정하실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서만 진행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의 깊은 뜻은 예수님 역시 이미 공생애 초기부터 이와 같이 장차 나타날 영광의 시간을 미리 기대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암시하는데 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석연찮은 대답을 듣고서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하인들에게 당부합니다.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주님이 하실 일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면서 그저 예수님 말씀대로 순종만 하라고 부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예수님은 유대인의 결례를 따라 두 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을 발견하시고, 하인들에게 거기에 물을 아구까지 채우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돌은 불순물을 담지 않는 최고의 그릇이기 때문에 아주 깨끗한 물을 담기 위한 돌항아리 여섯 개가 근처에 놓여 있었던 것입니다.  이 돌항아리 하나는 20에서 30갤런 정도의 물을 담을 수 있을 만큼 용량이 컸습니다.  그러므로 돌항아리 여섯 개는 최고 180갤런 정도의 물을 퍼담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이 됩니다.  그러면 정결례(purification)를 위한 돌항아리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요?

 유대인들의 일반적인 관습으로 볼 때 돌항아리의 물은 크게 두 가지 용도로 쓰여졌습니다.  제일 먼저 집에 들어 올 때 발을 씻는데 사용했습니다.  그 당시 유대의 거리는 도로포장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먼지가 많이 일어났습니다.  또 비라도 오는 날에는 샌들에 진흙이 더덕더덕 붙어서 발 전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졌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집에 들어갈 때나 남의 집에 들어갈 때 꼭 물로 발을 깨끗이 씻어야만 했습니다. 

 둘째로, 돌항아리의 물은 손을 씻기 위해서 준비됩니다.  당시 사회적 관습에 철저한 유대인들은 식사하기 전에 혹은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마칠 때에 반드시 손을 씻었습니다.  손을 씻는데 아무렇게나 막 씻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방법과 순서가 있습니다.  제일 먼저 손을 똑바로 세워서 그 손위에 물을 부어서 손목까지 물이 흐르도록 만듭니다.  그런 다음에 다시 손을 땅 쪽으로 향하게 해서 물을 붓는데 이 때에는 물이 팔목으로부터 흘러서 손가락 끝까지 내려가도록 만듭니다.  이런 방식으로 양손 모두 씻습니다.  그런 다음에 한쪽 손바닥을 다른 쪽 주먹을 가지고 물로 비벼서 손바닥 두 개를 깨끗이 씻습니다.  아마도 중동 사막 지방에 물이 부족했기 때문에 물을 아끼느라고 이런 방법을 손을 씻었던 것 같습니다.  유대교의 정결례에 따르면 이와 같이 손 씻는 예식은 식사 전에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지 중간 중간에 해야만 했습니다.  이와 같이 돌항아리 여섯 개는 유대인들이 발과 손을 씻기 위해 준비해 두는 물이었던 것입니다. 

 하인들은 마리아가 분부한 그대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돌항아리 여섯 개에 물을 가득 채우자 예수님은 그 속에 들어 있는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고 하셨습니다.  연회장(chief steward)은 결혼잔치의 흥을 돋우기 위하여 특별히 고용된 웨이터들 가운데 우두머리를 말합니다.  영어로 말하면 'caterer,' 즉 '연회 주선 담당자'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결혼잔치의 자리 배치며, 음식 배급하는 일, 그리고 포도주 등을 조달해서 연회의 모든 순서를 책임지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연회장이 물이 변해 만들어진 포도주 맛을 보고서는 깜짝 놀랍니다.  그러나 하인들과 달리 연회장은 이 사실이 어떻게 된 일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놀란 연회장은 신랑을 불러서 농담 섞인 말을 건넵니다.  10절에 보세요.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연회장은 이 포도주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신랑집에서 좋은 포도주를 몰래 숨겨두었다가 잔치 후반부에 내놓은 것으로서 오해하고 있습니다.  연회장이 포도주의 출처를 몰랐다는 것은 예수님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모른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합니다.  하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사람들로서 예수님이 어떤 기적을 베푸셨는지 잘 압니다.  그러나 연회장은 아직도 주님을 영접하지 않은, 믿음 없는 사람들을 대변합니다.  그들은 당연히 예수님께서 하늘로부터 오신 분이라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이 변해서 포도주 된 표적」이 뜻하는 영적인 의미>
 그러면 주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첫 번째 표적이 뜻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기적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바꾸시는 하나님이심을 보여줍니다.  기독교는 변화의 종교입니다.  죄인이 변하여 의인이 되게 하시고, 죽음이 변하여 영생이 되게 하십니다.  옛사람이 변하여 새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또한 주님은 쓸모 없는 것을 쓸모 있게 바꾸시고, 실패가 변하여 성공이 되게 하십니다.  불행이 변하여 행복이 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로 기독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오직 바꾸시는 주님의 능력으로 변화되기를 기뻐하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기독교인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바꾸시는 것을 크게 네 가지만 들어 보겠습니다.
 
 ① 예수님은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게 바꾸십니다.  잔치 자리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사실은 흥이 깨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재미가 없어졌다는 것을 말하는 거지요.  예수님은 재미와 흥이 깨진 잔치 자리에 포도주를 만드심으로서 즐거움을 회복시키셨습니다.  재미가 떨어지고, 신바람이 떨어지고, 무미건조한 우리의 삶에, 예수님께서 찾아오실 때 재미가 솔솔 나고, 신바람이 불고, 생명력이 약동하는 역사가 일어날 줄로 믿습니다.    

 ② 예수님은 불완전한 율법을 완전한 복음으로 바꾸십니다.  돌항아리는 유대교의 율법을 상징하고, 포도주는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구원의 복음을 뜻합니다.  돌항아리가 여섯이 있었다는 사실은 유대 율법의 불완전성을 그대로 상징합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의 숫자 개념으로 볼 때 7이 완전 숫자이며, 6은 불완전성을 뜻합니다.  율법은 인간을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기에 부족합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을 완성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불완전한 율법을 복음으로 완성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이 바꾸신 포도주는 구원과 복음의 완전성을 뜻합니다. 

  ③ 예수님은 모자라는 것을 차고 넘치게 바꾸십니다.  잔칫집에 포도주가 떨어져서 걱정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돌항아리 여섯 개에 들어가 있던 물로 거의 180갤런 정도의 포도주를 만들어내셨습니다.  이것은 많은 양입니다.  모자랐던 포도주가 차고도 넘쳤다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서 요한복음 기자는 물이 두 세 통 드는 돌항아리를 상징적으로 언급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사람마다 이와 같이 차고 넘치는, 풍요를 경험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모자라던 것이, 부족한 것이, 불만족한 것이 변하여 넘쳐나고, 온전해지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바뀌어질 줄로 믿습니다.
   
 ④ 예수님은 땅엣 것을 하늘의 것으로 바꾸십니다.  무미건조한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다는 사실이 혹시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과 관계되어 있지 않을까요?  사실 성만찬 때 포도주를 마시는 이유는 순전히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를 기억하라는 의미라고 볼 때 포도주는 예수님의 보혈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이나 발을 씻는 천한 물이 포도주 되었다는 사실은 그러므로 장차 예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피를 흘리실 것을 예고합니다.  땅에 있는 물이 변하여 하늘의 보혈로 바뀌어짐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결어>
 물이 변하여 포도주 되기 위해서 두 그룹 사람들의 믿음과 순종이 특히 돋보입니다.    첫째로, 마리아는 문제가 생겼을 때 예수님께 찾아갔습니다.  오늘 우리도 무엇인가 삶이 재미가 없고 짜증날 때,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울 때, 뭔가 늘 모자라고 허기질 때, 그리고 땅의 것에 무기력함을 느낄 때, 예수님께 찾아가야 합니다.

 둘째로, 하인들의 순종입니다.  이들은 마리아가 분부한 그대로 아무 의심하지 않고 예수님께서 명령하시는 일을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이들의 순종 때문에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도 주님이 여러분의 삶 안에 하시게 될 놀라운 일들을 그저 믿고 순종하십시오!  그러면 분명히 여러분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꾸어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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