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와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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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0 19:07 조회3,8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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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
이사야 벌린이 '전쟁과 평화'에 나타난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해명하기 위해 인용한 희랍 시인 아르킬로코스의 말이다.
벌린은 이 시구에서 착안해 고슴도치형과 여우형 인간을 나눈다. 전자는 만사를 하나의 핵심적인 비전, 즉 명료하고 일관된 시스템에 연관시킨다.
일원적 체계, 즉 하나의 보편적 원리 혹은 단순화된 개념의 빛에서 모든 것을 통전적으로 조망하려는 비전형 인간이다. 고슴도치가 동그랗게 몸을 똘똘 말아서 하나의 가시뭉치가 되는 이치다.
후자는 서로 무관하고 때로 모순되는 다양한 목표들을 산발적으로 추구한다.
어떤 보편원리보다는 실제적 행복에 더 충실하면서 삶의 다양성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살피는 분별형 인간이다. 여우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복잡하고 산만한 것들을 두루 살피는 이치다.
쉽게 말해서 고슴도치형이 모든 초목들이 모여서 단 하나의 숲을 이루어 내는 전일성을 볼 줄 아는 거시적 인간이라면, 여우형은 숲 안에 있는 온갖 잡초와 잡목들 각자의 특수성을 분석하는
일에 뛰어난 미시적 인간이다.
고슴도치형은 너무 큰 숲에만 집착한 나머지 초목들이 가지는 개별적 차이점들을 경시하는 구심적인-중심을 향하여 쏠리는 현상-약점이 있는 반면에,
여우형은 사물이 가지는 연결성과 총체성을 간과하는 성향 때문에 원심적인-중심으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위험성이 있다.
이것은 고슴도치형으로 대변되는 이상주의 혹은 낭만주의와 여우형으로 표현되는 현실주의가 각기 떠안고 있는 치명적 결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양극의 성향이 한 인격체 안에서 서로 대립투쟁을 벌이기 십상인데 균형잡힌 인간이 되기 위해 양자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벌린에 의하면 톨스토이는 천성적으로 여우형이었지만 고슴도치형을 흉내낸 불행한 천재였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고슴도치형에, 서양인은 여우형에 가까운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양 유형은 혈액형과 같이 태생적이긴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 따라 조합될 수도 있다.
고슴도치의 거시적 비전과 여우의 미시적 분별력은 비단 창조적 사상가들뿐 아니라 건전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보통사람 누구에게나 요청되는 덕목이다.
무엇보다도 정치 및 교회 지도자들은 때로 사안의 전모를 통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큰 눈과 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예리한 촉수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새해에는 하나의 원대한 비전을 향하여 열정적으로 돌진해나가는 동시에 작은 것 하나에도 세심한 분별력을 잃지 않는 '여우적 고슴도치' 혹은 '고슴도치적 여우'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사야 벌린이 '전쟁과 평화'에 나타난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해명하기 위해 인용한 희랍 시인 아르킬로코스의 말이다.
벌린은 이 시구에서 착안해 고슴도치형과 여우형 인간을 나눈다. 전자는 만사를 하나의 핵심적인 비전, 즉 명료하고 일관된 시스템에 연관시킨다.
일원적 체계, 즉 하나의 보편적 원리 혹은 단순화된 개념의 빛에서 모든 것을 통전적으로 조망하려는 비전형 인간이다. 고슴도치가 동그랗게 몸을 똘똘 말아서 하나의 가시뭉치가 되는 이치다.
후자는 서로 무관하고 때로 모순되는 다양한 목표들을 산발적으로 추구한다.
어떤 보편원리보다는 실제적 행복에 더 충실하면서 삶의 다양성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살피는 분별형 인간이다. 여우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복잡하고 산만한 것들을 두루 살피는 이치다.
쉽게 말해서 고슴도치형이 모든 초목들이 모여서 단 하나의 숲을 이루어 내는 전일성을 볼 줄 아는 거시적 인간이라면, 여우형은 숲 안에 있는 온갖 잡초와 잡목들 각자의 특수성을 분석하는
일에 뛰어난 미시적 인간이다.
고슴도치형은 너무 큰 숲에만 집착한 나머지 초목들이 가지는 개별적 차이점들을 경시하는 구심적인-중심을 향하여 쏠리는 현상-약점이 있는 반면에,
여우형은 사물이 가지는 연결성과 총체성을 간과하는 성향 때문에 원심적인-중심으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위험성이 있다.
이것은 고슴도치형으로 대변되는 이상주의 혹은 낭만주의와 여우형으로 표현되는 현실주의가 각기 떠안고 있는 치명적 결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양극의 성향이 한 인격체 안에서 서로 대립투쟁을 벌이기 십상인데 균형잡힌 인간이 되기 위해 양자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벌린에 의하면 톨스토이는 천성적으로 여우형이었지만 고슴도치형을 흉내낸 불행한 천재였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고슴도치형에, 서양인은 여우형에 가까운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양 유형은 혈액형과 같이 태생적이긴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 따라 조합될 수도 있다.
고슴도치의 거시적 비전과 여우의 미시적 분별력은 비단 창조적 사상가들뿐 아니라 건전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보통사람 누구에게나 요청되는 덕목이다.
무엇보다도 정치 및 교회 지도자들은 때로 사안의 전모를 통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큰 눈과 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예리한 촉수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새해에는 하나의 원대한 비전을 향하여 열정적으로 돌진해나가는 동시에 작은 것 하나에도 세심한 분별력을 잃지 않는 '여우적 고슴도치' 혹은 '고슴도치적 여우'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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