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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세습에 관한 단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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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20 21:13 조회3,2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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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목회세습은 ‘안’과 ‘밖’, ‘창업’과 ‘수성’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한국 사회는 자기 서클 안으로 들어온 이들에 대해서 특유의 패거리 의식이 발동해 정의보다는 온정과 특혜를 앞세우는 경향이 있다.

반면 자기 모둠 밖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협성과 배타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유독 핏줄과 배움줄과 땅줄에 집착하는지도 모른다.

교회 역시 예외는 아닌 듯싶다. 특히 자수성가형 목회자들의 핏줄에 대한 집착과 교권을 가진 이들의 각종 연고에 대한 집착은 세인들 못지않다.

자기 권속 안에 들어와야만 특권과 지위가 보장되는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 교회 안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한편 재벌가(家) 사람들이 직계 혈연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때에는 천신만고 끝에 이룬 거대기업을 어떻게 쇠함 없이 잘 이을 것인가 하는 충정이 숨어 있다.

일부 목회자들의 세습 패턴도 이 같은 기업 창업주의 ‘수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답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엄청난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이룩해 놓은 교회를 자기 은퇴 이후에도 일관성 있고 안정되게 계승시켜 보려고 하는 것이다.



 목회세습은 주 예수의 공교회를 가족 중심으로 사유화하고, 물량주의와 권력중심의 목회를 해오던 담임자가 은퇴 후에도 여전히 수렴청정을 한다는 사실에서 비판을 받는다.

물론 목회자 개인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이 교회 성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볼 때 피붙이 후계자를 통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어느 정도 묵인될 수도 있다.

더욱이 누가 하나님과 교회를 더 사랑하는지, 누가 더 하나님 보시기에 의로운지 우리 인간의 눈으로는 아직 분명치 않기 때문에 세습을 하는 이들을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부친이나 장인의 뒤를 이어서 교회를 건강하게 부흥시킨 건실한 목회자도 많다. 목회세습은 분명히 옥석을 가려 선별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다.



 목회승계는 영성과 맞닿아 있다. 목회세습 당사자들이 자·타칭 은혜가 깊고 믿음이 높은 영성가라는 사실은 매우 아이로니컬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정한 영성은 혈육에 대한 애틋한 정, 은퇴 후의 교회에 대한 절실한 염려, ‘어떻게 해서 교회를 이렇게 키워 놓았는데!’ 하는 공로의식 등을 넘어설 수 있는 대승정신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시인 박노해의 말대로 진정한 영성인은 “삶 너머까지를 내다보며 크나큰 허무를 품은 사람이며 늘 죽음을 예비하고 자기 삶의 안쪽에서도 싸워가는 사람”일 것이기에 혈연문제 하나로

주 하나님의 뜻에 눈멀고 귀먹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빈손 한경직’이 그리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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